벤처투자촉진법의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이란?

최근 시행된 벤처투자촉진법으로 인해 제2의 벤처붐이 일게 될지 각계에서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조건부지분인수계약 투자방식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요, 다소 생소한 투자 방식이 왜 기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SAFE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에서 2013년에 처음 착안한 모델로 미국에서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꽤 많이 사용되고 있는 투자방식입니다. 영국의 ASA (Advanced Subscription Agreement), 프랑스의 AIR (Accord d’Investissement Rapide), 캐나다의 LEAF (Lean Equity Alternative Financing) 등도 미국의 SAFE를 차용하였습니다.

일반적인 투자는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투자금에 비례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인데요, 창업 초기 회사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가 없어 밸류에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가치 산정이 임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SAFE는 투자자가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투자금만 집행하는 대신 미래에 해당 기업의 가치가 산정이 될 때 일정 할인을 적용하여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초기 스타트업에 SAFE를 통해 10억원을 투자하고 미래 기업가치의 80%를 기업가치로 산정할 것으로 했다고 합시다. 이 스타트업이 1년 후 제품을 출시하고 사업성과를 얻어 신규 투자자로부터 1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하면, 투자자는 100억원의 80%인 80억 기준으로 투자지분을 확보하게 됩니다 (12.5%).



그런데 후속 투자자가 기업가치를 100억이 아닌 1000억으로 하면 어떻게 될까요? SAFE로 투자한 초기투자자의 지분율이 1.25%로 희석됩니다. 회사가 높은 가치로 투자를 유치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초기 투자의 위험을 감수한 SAFE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이 너무 많이 희석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SAFE 계약서는 밸류에이션 캡을 둡니다. 밸류에이션 캡을 200억으로 두면 1000억 가치로 후속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SAFE 투자 지분율을 계산할 때는 기업 가치를 최대 200억까지만 인정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조건부지분인수계약에서 ‘조건부’의 의미는 미래의 기업가치에 ‘할인’과 ‘캡’의 조건을 걸어 투자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벤처투자촉진법 덕분에 우리 나라에서도 가능해진 조건부 지분인수 방법이 미국처럼 초기 스타트업 투자 방식으로 잘 활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수단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방법이 다양해진 셈이기 때문에 벤처기업 활성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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