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종사자를 위한 스톡옵션 안내서

최근 토스가 전직원 180명을 대상으로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타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스톡옵션,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문 것도 스톡옵션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는 인재 유치를 위해, 스타트업 임직원은 열심히 일한 노력을 보상받기 위해 스톡옵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가이드입니다.


스톡옵션 제도의 취지

먼저 스톡옵션에 대해 정확히 알아봅시다. 상법에서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 부르는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권리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스톡옵션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지 주식 자체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은 우수 인재를 채용할 때 스톡옵션을 인센티브로 활용합니다.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사람은 회사가 성장하기 전 가치로 주식을 구매한 후 회사가 성장하여 주가가 상승하면 그 차액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현금 지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여 회사가 성장한 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주주도 좋고 임직원도 좋은 스톡옵션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스톡옵션 부여 시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스톡옵션을 지나치게 많이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발행주식 총수의 5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발행했다고 합시다. 의무근속 기간을 채운 임직원들이 부여 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50%씩 떨어지게 됩니다. 이처럼 지나친 스톡옵션 발행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상법은 몇 가지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스톡옵션 부여 절차: 부여 대상과 수량 제한

먼저 스톡옵션 부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가 찬성을 해야 합니다. 스톡옵션 부여 계약은 연봉 계약과 달리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반드시 주주총회를 통해 스톡옵션 부여 결의를 해야지만 스톡옵션 부여 계약도 유효하게 됩니다. 이번달에 스톡옵션을 부여할 우수 인재가 1명이라면 단 1명을 위해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와 스톡옵션 부여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다른 안전 장치로 상법은 스톡옵션의 부여 대상 및 수량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비상장회사(일반기업)은 이사, 집행임원, 감사, 자사 임직원에게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고, 부여할 수 있는 주식의 수량도 발행주식총수의 10/100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벤처기업은 스톡옵션 부여 시 몇 가지 특례가 주어집니다. 먼저, 부여 한도가 발행주식총수의 50/100까지 늘어납니다. 스톡옵션 제도를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취지입니다. 또한, 발행 대상이 자사 임직원 뿐만 아니라 교수, 연구원,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로 확대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만큼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일이 많은데, 자문 비용을 모두 현금으로 지불하면 기업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벤처인증기업은 이러한 전문가 자문 비용을 스톡옵션으로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법상의 안전 장치 외에도 벤처캐피탈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투자 계약을 통해서도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제한을 받습니다. 벤처기업인증을 받은 기업은 발행주식총수의 50%까지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지만 과도한 스톡옵션발행은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벤처캐피탈이 투자 계약을 통해 스톡옵션 부여를 발행주식총수의 10%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주간 계약을 통해 스톡옵션 부여를 투자자 동의 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스톡옵션 행사기간과 베스팅

그럼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부여한 스톡옵션은 언제 행사할 수 있는 걸까요? 스톡옵션 부여와 관련하여 주주총회 결의사항 및 스톡옵션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 중에 하나가 “스톡옵션의 행사기간”입니다. 만약, 스톡옵션을 부여받자마자 행사할 수 있도록 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어떨까요?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사람은 바로 스톡옵션을 행사하여 주식을 취득한 후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스톡옵션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상법에서는 스톡옵션의 행사 기간을 주주총회 결의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한 후로 정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해, 부여일을 기준으로 2년 이상 재직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한 스톡옵션은 계약서의 내용과 상관 없이 법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반대로, 행사 기간을 2년 이상으로만 정하면 별다른 제한이 없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재직 기간에 따라 스톡옵션 행사 기간에 차등을 주는 베스팅(vesting)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타트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2년 뒤 50%, 3년 뒤 75%, 4년 뒤 100%를 모두 행사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스톡옵션 부여 시점 이후로 2년 6개월을 근무하고 퇴사하는 경우, 처음 부여 받은 스톡옵션의 50%만 행사할 수 있고 나머지 50%는 퇴사와 동시에 부여가 자동으로 취소되는 방식입니다. 행사 기간은 회사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스톡옵션 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을 해야합니다.


스톡옵션의 행사가

스톡옵션 계약에서 행사 기간 외에 또 다른 핵심 사항은 행사가격입니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성장 전 가치로 주식을 구매하여 회사가 성장하여 주가가 상승하면 그 차액을 얻는 것인 만큼 성장 전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상법에 따라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액면가액과 시가 중 큰 금액이어야 합니다. 시가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회계법인을 통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에 따라 기업가치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행히 2016년 상법 개정으로 벤처기업의 경우 액면가 이상 시가 이하로 행사 가격을 정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아직 투자를 받지 않은 기업은 액면가, 투자 유치 경험이 있는 기업은 직전 투자 주당 인수 가격의 20-30%를 행사가격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스톡옵션을 부여 받는 입장에서 보면 부여 시점에 따라 행사가격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스톡옵션 1,000주를 부여받았어도 투자 전이나 씨드 투자 단계에서는 부여 받은 사람은 액면가로 행사가격을 정하고,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여 기업가치가 100억이 된 후 부여 받은 사람은 직전 기업가치에 30%를 할인하여 30억을 기업가치로 보고 주당 행사가격으로 정하게 됩니다. 기업 가치가 낮은 시점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사람은 그만큼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됩니다.


스톡옵션 부여 수량

부여 수량은 어떻게 정할까요? 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인재일수록 더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연봉 5,000만원과 달리 스톡옵션 5,000주, 스톡옵션 0.1%와 같은 숫자는 잘 와닿지가 않습니다. 스타트업과 같은 비상장회사는 시장 가격이 없기 때문에 스톡옵션 5,000주가 대략 얼마의 가치를 가지는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이 장외 주식 가격이나 직전 투자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스톡옵션의 대략의 현금 가치를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소개한 토스의 사례를 보면, 직원당 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현재 장외에서 주당 가격이 2만원이므로 대략 1억의 가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까지 스톡옵션 제도와 실무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스톡옵션의 가치는 기업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사람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동기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 스톡옵션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스톡옵션은 스타트업의 인재 유치, 임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제도입니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스톡옵션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여러 모범 사례들을 발굴해 더 많은 스타트업이 스톡옵션을 도입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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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는 스톡옵션 부여 수량, 행사가능 날짜, 베스팅 방법을 꼼꼼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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